소장본 <스위밍 풀>에 선공개한 글을 유료발행합니다. '여우사냥 https://posty.pe/s3a31gs'의 프리퀄 외전이에요. 남은 밤, 행복한 민현날 보내세요-♡ "이름을 나눠가졌다는 건 전생에 그 인연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야. 서로를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." 쾌청한 여름밤이었다. 구불거리는 돌담을 따라 바삐 걷는 살...
안녕하세요. 수영입니다. 7월 년북 유일전에서 판매할 단편집 <스위밍 풀>을 소개합니다. -사양 A5 국판, 소프트, 날개 있음, 벨벳코팅과 부분 투명박, 364p, 22.000원, 전체 특전으로 표지 엽서. *표지는 리썸디자인(@Lissome_Design_)님의 디자인입니다. -구성 1.여우사냥 2.月夜密會(월야밀회)_선공개 외전, 여우사냥의 ...
종현은 생각했다. 대형 풀의 표면에 세차게 동심원이 일었을 때 그가 지구에 도착했으리라고. 크고 둥그렇게 퍼지는 물결이 외벽에 걸터 앉은 자신의 종아리에 닿은 순간 그들의 만남은 시작된 거라고. 1. 외계인을 본 적 있나요? 길죽한 녹색 얼굴에 색종이를 오려 붙인 것 같이 새까만 눈, 개구리처럼 끝이 통통한 손가락, 비쩍 마른 팔다리가 달린 배불뚝이 몸체를...
밤이 되었습니다. 마피아는 노란 꽃을 달아주세요. 9. 찬 바람이 새까만 머리칼을 헤집었다. 탑을 젖힌 차에 앉아 짙푸르게 맑은 하늘을 보면서도 날씨가 좋다는 등의 감상은 들지 않았다. 운전석에서 다리를 구긴 채 눈을 붙인 잠깐이 호사롭게 느껴질 뿐이었다. 몽롱한 정신을 잡으려 고개를 흔들자 기분 나쁜 감각이 뒷목을 타고 올랐다. 통증의 근원지는 왼쪽 귀 ...
늘 보내주시는 애정과 응원에 감사드립니다.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귀한 의견 남겨주시면 참고하도록 할게요. 아래 폼을 통해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🌼💛
15년 전, 그 해에는 유독 비 소식이 없었다. 새방골 사람들은 여름이면 용소(龍沼)계곡에서 멱을 감거나 물고기를 잡곤 했는데 비가 오지 않아 물이 줄어든 계곡에서는 어린아이들이나 발장구를 칠 수 있을 뿐이었다. "철아, 계곡 바닥에는 그래도 고기들 좀 있지 않겠나?" "윗물로 가면 있긴 하겠지." "가보자. 내일 어망 가지고 나온나." 어릴 적부터 친...
"너 맞고 다녀?" 제 허벅지를 베고 누운 민현의 팔을 이리저리 살피는 종현의 얼굴이 심각했다. 햇빛이 비추는 길쭉한 팔은 물론이고 하얀 다리에까지 어울리지 않는 자욱들이 희미하게 붙어있었다. 근심 가득한 목소리로 외국 애들이 막 때리나?라고 묻는 종현을 보며 민현은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빨개질 지경이었다. "네. 외국 애들이 때리려고 해서 막다가 이렇게 ...
회색 하늘을 가득 채운 먹구름이 꾸물댔다. 3~4일간 장마가 이어집니다. 우산을 꼭 챙기세요! 민현은 빗방울과 우산 그림이 뜬 팝업 알림을 가뿐히 무시한 뒤 거울을 보면서 축 처지는 머리를 쓸어올렸다. 휘파람을 불며 어딜 좀 다녀오겠다 대문을 나서는 그를 아무도 말리지 않은 건 설마 저런 복장으로 이런 날씨에 산을 오를 거라고 상상 못했기 때문이었다. 찰랑...
잠에서 깨어나기 직전, 무의식의 표면을 부유하듯 오묘한 기분이 들 때면 민현은 양 손끝을 천천히 움직여 주변을 탐지하곤 했다. 불쾌한 경험이 쌓이며 생긴 습관이었다. 물속에 누워있는 것처럼 먹먹한 공간감, 감은 눈 너머로 어른거리는 형체가 느껴진다는 건 대게 악령이나 그 흔적이 잠을 틈 타 따라붙었다는 뜻이었다. 퇴마를 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. 잠결에...
"인천 도착했어요. 어른들이 귀찮게 하죠? 금방 갈게요." 푹푹 찌는 열기에 홧홧해진 얼굴은 최대로 틀어진 에어컨에도 쉽게 식을 줄을 몰랐다. 예약되어 있는 리무진을 기다리는 잠시 동안 움직인 거라곤 번호판을 보기 위해 목을 뺀 게 몇 번, 한 손으로 휴대폰을 확인한 게 다였지만 고국의 여름은 당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민현의 사지에 들러붙었다. 반...
탁, 탁. 협소한 의자 밖으로 비쭉 솟은 무릎이 까딱일 때마다 진보랏빛 밑창이 바닥을 두드렸다. 대리석과 질 좋은 가죽이 접촉하며 내는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소음에 맞은편 승객은 읽고 있던 신문을 요란하게 풀썩거렸다. 다시 탁, 탁, 탁. 다리를 좀 가만히 두면 어떻겠냐는 싸인은 안타깝게도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은 듯했다. 불만을 느...
prologue. 추경각(追敬閣)에 하얀 조등(弔燈)이 걸렸다. 늙은 집사가 닷새 동안 등을 지킬 사람을 셋이나 골라 앉힌 건 초가 한시라도 꺼지면 안 된다는 종부(宗婦)의 엄명 때문이었다. 휘휘 돌아치는 바람이 창호지로 사면을 바른 길죽한 등을 흔들 때마다 그 안에 붙은 불은 가물거리다 살아나다를 반복했다. 대문 안쪽에 앉아 등을 쏘아보는 아낙의 눈이 벌...
민현종현, 년북, 황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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